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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거나 2009. 5. 10. 00:30






인간은 문제점을 깨달으면 그것을 해결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 순간이 가장 위험하다.
사실 그때가 그나마 겨우 시작의 순간인 것을.

돈오점수(頓悟漸修)라 했던가.

어떤 문제나 주제, 혹은 목표에 관한 회의를 한다.
'담배를 끊어야겠다' 라고 다짐한다.
문제해결 혹은 일을 해나가는 시스템을 달리 구축한다.
'돈오'다.
하지만 그걸로 끝이다.
그들은 회의실 속에서 또는 제야의 종소리를 듣거나 시스템을 디자인 하면서
이미 문제를 해결했다는 착각에 사로잡힌다.

매번 반복되는 현실에 익숙해진 상태로 문제 자체를 인식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돈오'도 충분히 칭찬 받을만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인 혹은 집단은 '점수'의 과정에서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습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습관은 관성과 중력의 개념을 포함한다.
이전의 습관을 버리고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려 할 때,
조금만 주의를 빼앗기면
이전의 습관, 그 강력한 중력에 다시금 빨려 들어가버린다.

새로운 세상으로 가려면 이전의 중력권을 벗어나야 한다.
그것은 매우 어렵다.
높은 곳에 있어 도저히 딸 수 없는 포도는 맛이 없을거라고 믿는 정도의,
자기합리화의 달인이라면,
뭐 그것도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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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bloodgu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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